원고 잘 쓰는 방법, 처음 막막할 때 바로 써먹는 흐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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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 잘 쓰는 방법, 처음 막막할 때 바로 써먹는 흐름 만들기

처음 원고를 쓸 때 막히는 이유

얼마 전 지인이 강의 원고를 써야 한다며 빈 문서만 30분째 보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비슷한 적이 많았습니다. 제목은 정했는데 첫 문장이 안 나오고, 쓰다 보면 갑자기 자료를 더 찾아야 할 것 같고, 어느 순간 문서에는 문장보다 메모가 더 많아집니다.

사실 원고가 어려운 이유는 글솜씨가 부족해서만은 아닙니다. 대부분은 ‘무엇을 누구에게 어떤 순서로 말할지’가 덜 잡힌 상태에서 바로 문장을 쓰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원고는 예쁜 문장을 만드는 작업이라기보다, 읽는 사람이 따라올 수 있게 길을 놓는 작업에 가깝습니다.

예를 들어 같은 ‘저축’ 주제라도 사회초년생에게 쓰는 원고와 40대 맞벌이 부부에게 쓰는 원고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회초년생에게는 월급 관리, 비상금, 소비 습관이 먼저 나오고, 40대 부부에게는 대출, 교육비, 노후 준비가 더 앞에 와야 자연스럽습니다.

원고 쓰기 전 10분 동안 잡아야 할 것

바로 문장을 쓰기 전에 딱 10분만 따로 쓰면 훨씬 편해집니다. 이때 필요한 건 거창한 기획서가 아닙니다. 종이나 메모장에 세 가지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 읽는 사람은 누구인가
  • 이 원고를 읽고 나서 무엇을 얻어야 하는가
  • 가장 먼저 납득해야 할 내용은 무엇인가

여기서 중요한 건 독자를 넓게 잡지 않는 겁니다. ‘모든 사람’에게 쓰는 원고는 대체로 흐릿해집니다. 차라리 ‘블로그를 처음 시작한 직장인’, ‘제안서를 처음 쓰는 신입사원’, ‘강의 대본을 준비하는 초보 강사’처럼 좁게 잡는 편이 문장이 빨리 나옵니다.

목표도 하나로 줄이는 게 좋습니다. 원고 하나에 너무 많은 메시지를 넣으면 글이 길어지는데도 이상하게 남는 게 없습니다. 2,500자 안팎의 글이라면 중심 메시지 1개, 보조 메시지 2~3개 정도가 읽기 편합니다.

초안은 문장보다 순서가 먼저입니다

원고 초안을 쓸 때 많은 사람이 첫 문장부터 완성하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방식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첫 문장을 다듬다가 에너지를 다 쓰기 쉽거든요. 저는 보통 소제목부터 먼저 놓습니다. 뼈대를 세운 뒤 그 사이를 채우는 식입니다.

가장 무난한 흐름은 ‘상황 제시, 문제 설명, 방법 제안, 예시, 생각’ 순서입니다. 정보성 원고라면 이 흐름만 지켜도 읽는 사람이 덜 헤맵니다. 특히 문제 설명 없이 방법만 나열하면 글이 건조해지고, 예시 없이 원칙만 말하면 기억에 잘 남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원고 쓰는 방법’이라는 주제로 쓴다면, 처음에는 왜 원고가 막히는지 보여주고, 그다음 독자와 목표를 잡는 법을 말하고, 이어서 초안 작성법과 퇴고 기준을 알려주는 식이 자연스럽습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순서가 잡히면 글이 훨씬 친절하게 느껴집니다.

읽히는 원고에는 구체적인 장면이 있습니다

좋은 원고는 추상적인 말만 계속하지 않습니다. ‘시간을 아끼세요’라고 쓰는 대신 ‘자료 찾는 시간을 1시간에서 20분으로 줄이려면 검색어를 먼저 3개만 정해두는 편이 낫다’고 쓰면 훨씬 선명합니다. 숫자와 상황이 들어가면 독자는 바로 자기 일처럼 받아들입니다.

비교도 효과가 좋습니다. ‘짧게 쓰는 게 좋다’보다 ‘한 문장이 3줄을 넘으면 모바일 화면에서는 답답하게 보일 수 있다’고 말하면 기준이 생깁니다. 블로그 원고라면 특히 모바일 독자가 많기 때문에 문단 하나를 3~5문장 정도로 끊는 편이 읽기 편합니다.

근데 구체적으로 쓰겠다고 해서 모든 문장에 숫자를 넣을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지점에만 넣으면 됩니다. 비용, 시간, 횟수, 단계, 비율처럼 독자가 감을 잡는 데 필요한 부분에 수치를 더하면 원고가 갑자기 실용적으로 변합니다.

퇴고할 때는 세 가지만 보면 됩니다

초안을 다 썼다면 바로 공개하거나 제출하기보다 잠깐 떨어져서 다시 읽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능하면 30분 정도 다른 일을 한 뒤 읽는 게 좋습니다. 방금 쓴 글은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보완되기 때문에 빠진 말을 알아차리기 어렵습니다.

  • 첫 문단에서 독자가 계속 읽을 이유가 보이는지
  • 소제목만 읽어도 흐름이 대략 잡히는지
  • 같은 말을 다른 표현으로 반복하고 있지 않은지

특히 반복 표현은 생각보다 자주 나옵니다. ‘중요합니다’, ‘필요합니다’, ‘좋습니다’ 같은 말이 이어지면 원고가 밋밋해집니다. 이런 문장은 이유나 사례로 바꾸면 훨씬 낫습니다. ‘중요합니다’라고 끝내기보다 왜 중요한지 한 문장만 덧붙이는 식입니다.

소리 내어 읽는 것도 꽤 쓸 만합니다. 눈으로 볼 때는 괜찮아 보여도 입으로 읽으면 어색한 문장이 바로 걸립니다. 숨이 너무 차거나 같은 조사가 반복되거나 말투가 갑자기 딱딱해지는 부분이 보입니다. 블로그 원고나 발표 원고라면 이 과정이 특히 도움이 됩니다.

원고를 꾸준히 쓰려면 기준을 낮게 시작하기

솔직히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원고를 매번 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저는 초안의 기준을 낮게 잡는 편이 낫다고 봅니다. 처음 목표는 ‘잘 쓴 글’이 아니라 ‘고칠 수 있는 글’이면 충분합니다. 빈 문서는 고칠 수 없지만, 투박한 초안은 얼마든지 다듬을 수 있습니다.

하루에 긴 원고 하나를 완성하려고 하기보다 20분 동안 개요만 만들고, 다음 30분 동안 본문 일부를 쓰고, 마지막에 퇴고하는 식으로 나누면 부담이 줄어듭니다. 실제로 3,000자 원고도 한 번에 쓰려면 무겁지만, 600자짜리 덩어리 5개로 보면 훨씬 만만합니다.

원고는 재능보다 절차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독자를 좁히고, 말할 순서를 잡고, 초안을 빠르게 만든 뒤, 읽는 사람 입장에서 다시 다듬는 것. 이 흐름이 익숙해지면 빈 문서 앞에서 멈춰 있는 시간이 확실히 줄어듭니다. 완벽한 첫 문장을 기다리기보다 일단 흐름을 세우는 쪽이 오래 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원고 잘 쓰는 방법, 처음 막막할 때 바로 써먹는 흐름 만들기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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