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준비는 퇴사 전에 이렇게 시작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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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준비는 퇴사 전에 이렇게 시작하세요

얼마 전 지인이 이직을 고민하면서 채용 공고부터 보여줬다. 그런데 어떤 회사에 가고 싶은지보다 지금 회사를 왜 떠나고 싶은지를 묻자 한참 말을 고르더라. 막상 이직을 시작하면 이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연봉, 업무, 사람, 근무 방식 중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알아야 공고도 제대로 고를 수 있다.

이직 이유를 원하는 조건으로 바꾸기

“일이 너무 많다”는 말만으로는 다음 회사를 고르기 어렵다. 야근이 문제인지, 맡은 업무의 범위가 계속 넓어지는 게 문제인지, 인력 충원 없이 일정만 앞당겨지는 게 문제인지 나눠서 적어보자. 그래야 면접에서 확인할 질문도 생긴다.

조건은 세 칸으로 나누면 편하다. 반드시 필요한 것, 있으면 좋은 것,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다. 예를 들어 출퇴근 시간이 하루 왕복 3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면 필수 조건에 넣는다. 연봉은 현재보다 10% 이상 높으면 좋지만 업무 경험이 더 중요하다면 선호 조건으로 둘 수 있다. 숫자는 정답이 아니라 내 생활에 맞춘 기준이다.

이직을 결심한 이유가 사람 한 명이나 최근의 큰 프로젝트 때문이라면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봐도 좋다. 반대로 역할이나 평가 방식처럼 쉽게 바뀌지 않는 문제가 반복된다면, 현재 회사에서 해결할 여지가 있는지 확인한 뒤 다음 자리를 찾는 편이 판단에 도움이 된다.

공고를 읽을 때 회사 이름보다 업무를 먼저 보기

비슷한 직무명이라도 회사마다 실제 업무는 꽤 다르다. 같은 ‘마케팅 담당자’ 채용이라도 한쪽은 광고 운영이 중심이고, 다른 쪽은 콘텐츠 제작과 고객 분석을 함께 맡는다. 익숙한 직무명만 보고 지원하면 입사 후 기대와 다른 일을 할 수 있다.

관심 있는 공고 5~10개를 모아 반복해서 나오는 업무와 도구를 표시해보자. 그중 이미 해본 일, 경험은 있지만 더 배워야 할 일, 처음 접하는 일을 구분하면 지원할 자리가 선명해진다. 자격 요건의 모든 줄을 채우려 애쓰기보다 핵심 업무를 맡을 근거가 있는지 보는 게 낫다.

공고에 적히지 않은 것도 살펴야 한다. 팀 규모, 협업 상대, 보고 체계, 채용 배경은 업무량과 일하는 방식에 영향을 준다. 공고만으로 알 수 없다면 면접에서 “이 역할을 맡은 사람이 입사 후 3개월 동안 먼저 해결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요?”처럼 구체적으로 물어볼 수 있다. 답을 들으면 내가 기대한 자리와 실제 자리가 얼마나 가까운지 가늠하기 쉽다.

경력기술서는 맡은 일보다 만든 변화를 쓰기

이직 서류를 고칠 때 가장 오래 걸리는 부분이 경력기술서다. 평소에는 일을 해내느라 바빠서 성과를 기록할 틈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기억이 선명할 때 프로젝트별로 목표, 내 역할, 사용한 방법, 결과를 짧게 적어두면 나중에 훨씬 수월하다.

“고객 문의 대응”보다 “반복 문의를 유형별로 분류해 답변 문구를 만들고, 팀이 같은 기준으로 응대하도록 공유했다”가 하는 일을 더 잘 보여준다. 결과를 숫자로 확인할 수 있다면 기간과 기준도 함께 쓰자. 처리 시간이 20% 줄었다고 쓸 때는 무엇과 비교한 수치인지 밝혀야 읽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다. 숫자가 없다면 바뀐 절차나 줄어든 오류처럼 확인 가능한 변화를 적으면 된다.

고용24의 이력서 작성 안내도 지원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고르고, 당시 상황과 행동, 결과를 구체적으로 쓰도록 권한다. 모든 지원서에 같은 경험을 길게 붙여 넣기보다 공고의 핵심 업무와 맞는 사례를 앞쪽에 배치하는 편이 읽기 좋다. 다만 회사 내부 자료나 고객 정보는 서류에 옮기지 않도록 주의하자.

면접과 제안 단계에서 확인할 것

면접에서는 이직 사유를 이전 회사에 대한 불만만으로 설명하지 않는 편이 좋다. 무엇을 해왔고, 다음 자리에서 어떤 일을 더 깊게 하고 싶은지 연결하면 이야기가 자연스럽다. “업무가 너무 바빴습니다”에서 멈추기보다 “운영 업무를 맡으며 개선 과제를 발굴했고, 다음에는 그 과제를 직접 설계하고 실행하는 역할을 원합니다”처럼 말할 수 있다.

답변 준비만큼 질문 준비도 필요하다.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함께 일할 사람은 누구인지, 급한 일이 생길 때 우선순위는 누가 정하는지 물어보자. 면접관의 답이 구체적인지도 들어볼 만하다. 일하는 장면이 그려지지 않는다면 최종 결정 전에 한 번 더 확인하는 게 좋다.

제안을 받으면 연봉 숫자 하나만 보지 말고 기본급과 성과급의 구분, 수습 조건, 근무 장소, 출근일을 함께 확인하자. 구두로 들은 내용은 계약서와 안내 문서에서도 확인해야 한다. 퇴사 일정 역시 새 회사의 입사일만 기준으로 잡기보다 현재 업무를 넘겨줄 기간과 개인 일정까지 고려하면 덜 급해진다.

이직은 공고를 많이 넣는 속도보다 내 기준을 분명히 하는 과정에 가깝다. 하루에 한꺼번에 끝낼 필요는 없다. 이번 주에는 조건을 적고, 다음 주에는 공고를 비교하고, 그다음에는 경력 사례를 손보는 식으로 움직여도 충분히 앞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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